2.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사상적 기초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상은 포스트모던 학자들의 철학적 이론을 토대로 더욱 발전 되어갔습니다. 비록 포스트모더니즘이 합리성과 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근대철학을 반대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논리는 결코 이성을 떠나 있지 않습니다. 이점은 하나의 역설입니다. 그러면 이제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적 사상은 어디서 비롯하여 발전해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상적 움직임으로써, 푸고, 데리다 같은 이가 주도한 문화 비판운동을 우리는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들은 과거의 구조주의에 깊은 영향을 받았던 인물들입니다.
구조주의(構造主義)는 인간의 개별적 주체성을 강조하는 근대철학과는 달리 세계의 모든 사물과 사건 같은 현상의 배후에는 심층적인 구조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를테면 개인의 행위나 생각마저도 심층적인 의미체계의 구조를 통해서 이해하고 평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객관적 전체 구조를 발견해 내려고 하는 사상입니다. 물론 이 구조주의는 앞서 유행했던 실존주의(實存主義)에 대한 반작용으로 태동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실존주의는 사르트르에게서 볼 수 있듯이 개인의 실존적 인격성을 주장하는 사상이었지요.
구조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은 언어학자 소쉬르(1857-1913)로서, 그는 언어(language, 랑그)와 말(parole, 빠롤)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빠롤(말)’의 의미는 ‘랑그(언어)’의 규칙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문장 구조 내에서 단어가 ‘을’ 혹은 ‘를’과 같은 조사에 의해 목적어가 되듯이, 단어나 문장의 차이도 언어를 형성하는 기본적 구조아래에서 표현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각각의 단어는 기표(記表, signifiant)와 기의(記意, signifie)라는 언어적 기호를 가지게 되는데, 기표는 청각이나 영상과 같은 음향적 차원을 말해주는 것이라면, 기의는 그 소리가 의미하는 추상적 개념으로서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소쉬르는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본질적이거나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교통신호의 빨간불은 그 자체가 본질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노란불과 파란불과의 차이를 통해서 드러나는 의미를 지닐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은 기표(빨간불)와 기의(빨간불이 지니는 정지의 의미)가 본질적이고 자연적이며 필연적인 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관습으로 정해진 임의적인 연관을 가질 뿐이라는 것이지요.
소쉬르가 언어의 분석을 통해 강조하려고 하는 점은 언어가 ‘형식’에 불과한 것이지 ‘실체’성을 띠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언어의 상호관계에 기초한 내부구조의 자율적인 산물임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언어가 그 자체로서 고정불변의 필연적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듯, 지식이나 진리 또한 사회문화적 차원의 관습에서 비롯되는 임의적 존재일 뿐임을 강조하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볼 때 모든 개념이 언어의 형식을 빌어서 표현 되는데, 언어로 포장되는 모든 지식과 진리 체계도 임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상대주의에 이르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결국 모든 진리 주장은 각각의 집단과 사회적 (언어를 포함하는)관습이 만들어가는 사회적 담론의 결과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러한 사상이 포스트모더니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러한 소쉬르의 생각은 언어가 인간에게 주어진 독특한 신적인 능력이라는 절대적인 보편적 생각을 거부하게 하였고, 단어 자체에 언어의 본질과 개념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전통적 형이상학을 배격하게 된 것이지요. 언어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약속의 한 임의적인 부산물일 뿐이니까요. 구조주의의 처음 출발은 모든 사물 사건과 그 의미를 밝히는 언어의 구조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전통들의 차이 속에서도 공통되는 구조적 틀을 발견하려는데 있었으나, 결국에는 언어도 사회-문화적 산물에 불과하다는 상대주의에 이르게 된 셈이지요.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 또한 남자와 여자, 부모와 자녀, 지배자와 피지배 등의 이항대립으로 구조화 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사회구조주의자들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주의자들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진행 되어온 역사적 과정을 통시적(通時的, diachronic)으로 살피려 하기보다는 어느 한 시점을 중심으로 동시대의 사회와 문화의 제반 구조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 분야를 대표하는 사회구조주의자는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1908-)입니다. 레비스트로스는 신화와 친족 관계 등을 중심으로 문화와 사회의 무의식적 심층구조를 밝혀보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예컨대 문화의 다양한 표층 속에는 단일한 법칙을 만들어 내는 공통적 근본구조가 있다는 것이지요.
구조주의를 언어와 사회분야에서 활용한 사례 외에 권력과 지식을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미셀 푸코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자크 라캉이 무의식을 분석하는데 이용했고, 루이 알튀세르는 구조주의적 시각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를 분석했습니다. 롤랑 바르트는 문학과 대중문화 분석에 활용을 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구조주의를 철학분야에서 가장 잘 활용한 사람은 해체주의자로 유명한 데리다였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주의 이론의 영향은 미국 촘스키의 언어학과 스위스 삐아제의 발달 심리학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성서 해석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이들은 모두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지만, 모든 사건의 표면적 현상에는 동일한 원리의 심층적 구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근대철학이 이성 중심의 인간을 세계 현상의 초월적 중심에 위치시켰다면, 구조주의는 구조를 세계현상의 중심에 두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요. 그러나 구조주의는 또 다시 인간의 자유와 개성적 특성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노정되고 말았습니다. 예컨대 인간의 복잡한 심리 현상도 단순히 환경적 조건의 산물일 뿐이라는 결정론적인 환원주의적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인간의 창조성과 윤리적 책임이 외면 당하기 십상이죠. 이제 다음에서 구조주의의 영향아래 새로운 이론으로 심화 발전시킨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해 살펴보면서, 포스트모더니즘과의 관계 및 해석학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상은 포스트모던 학자들의 철학적 이론을 토대로 더욱 발전 되어갔습니다. 비록 포스트모더니즘이 합리성과 이성을 바탕으로 하는 근대철학을 반대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논리는 결코 이성을 떠나 있지 않습니다. 이점은 하나의 역설입니다. 그러면 이제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적 사상은 어디서 비롯하여 발전해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상적 움직임으로써, 푸고, 데리다 같은 이가 주도한 문화 비판운동을 우리는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들은 과거의 구조주의에 깊은 영향을 받았던 인물들입니다.
구조주의(構造主義)는 인간의 개별적 주체성을 강조하는 근대철학과는 달리 세계의 모든 사물과 사건 같은 현상의 배후에는 심층적인 구조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를테면 개인의 행위나 생각마저도 심층적인 의미체계의 구조를 통해서 이해하고 평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객관적 전체 구조를 발견해 내려고 하는 사상입니다. 물론 이 구조주의는 앞서 유행했던 실존주의(實存主義)에 대한 반작용으로 태동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실존주의는 사르트르에게서 볼 수 있듯이 개인의 실존적 인격성을 주장하는 사상이었지요.
구조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은 언어학자 소쉬르(1857-1913)로서, 그는 언어(language, 랑그)와 말(parole, 빠롤)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빠롤(말)’의 의미는 ‘랑그(언어)’의 규칙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문장 구조 내에서 단어가 ‘을’ 혹은 ‘를’과 같은 조사에 의해 목적어가 되듯이, 단어나 문장의 차이도 언어를 형성하는 기본적 구조아래에서 표현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각각의 단어는 기표(記表, signifiant)와 기의(記意, signifie)라는 언어적 기호를 가지게 되는데, 기표는 청각이나 영상과 같은 음향적 차원을 말해주는 것이라면, 기의는 그 소리가 의미하는 추상적 개념으로서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소쉬르는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본질적이거나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교통신호의 빨간불은 그 자체가 본질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노란불과 파란불과의 차이를 통해서 드러나는 의미를 지닐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은 기표(빨간불)와 기의(빨간불이 지니는 정지의 의미)가 본질적이고 자연적이며 필연적인 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관습으로 정해진 임의적인 연관을 가질 뿐이라는 것이지요.
소쉬르가 언어의 분석을 통해 강조하려고 하는 점은 언어가 ‘형식’에 불과한 것이지 ‘실체’성을 띠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언어의 상호관계에 기초한 내부구조의 자율적인 산물임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언어가 그 자체로서 고정불변의 필연적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듯, 지식이나 진리 또한 사회문화적 차원의 관습에서 비롯되는 임의적 존재일 뿐임을 강조하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볼 때 모든 개념이 언어의 형식을 빌어서 표현 되는데, 언어로 포장되는 모든 지식과 진리 체계도 임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상대주의에 이르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결국 모든 진리 주장은 각각의 집단과 사회적 (언어를 포함하는)관습이 만들어가는 사회적 담론의 결과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러한 사상이 포스트모더니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러한 소쉬르의 생각은 언어가 인간에게 주어진 독특한 신적인 능력이라는 절대적인 보편적 생각을 거부하게 하였고, 단어 자체에 언어의 본질과 개념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전통적 형이상학을 배격하게 된 것이지요. 언어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약속의 한 임의적인 부산물일 뿐이니까요. 구조주의의 처음 출발은 모든 사물 사건과 그 의미를 밝히는 언어의 구조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전통들의 차이 속에서도 공통되는 구조적 틀을 발견하려는데 있었으나, 결국에는 언어도 사회-문화적 산물에 불과하다는 상대주의에 이르게 된 셈이지요.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 또한 남자와 여자, 부모와 자녀, 지배자와 피지배 등의 이항대립으로 구조화 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사회구조주의자들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주의자들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진행 되어온 역사적 과정을 통시적(通時的, diachronic)으로 살피려 하기보다는 어느 한 시점을 중심으로 동시대의 사회와 문화의 제반 구조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 분야를 대표하는 사회구조주의자는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1908-)입니다. 레비스트로스는 신화와 친족 관계 등을 중심으로 문화와 사회의 무의식적 심층구조를 밝혀보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예컨대 문화의 다양한 표층 속에는 단일한 법칙을 만들어 내는 공통적 근본구조가 있다는 것이지요.
구조주의를 언어와 사회분야에서 활용한 사례 외에 권력과 지식을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미셀 푸코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자크 라캉이 무의식을 분석하는데 이용했고, 루이 알튀세르는 구조주의적 시각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를 분석했습니다. 롤랑 바르트는 문학과 대중문화 분석에 활용을 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구조주의를 철학분야에서 가장 잘 활용한 사람은 해체주의자로 유명한 데리다였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주의 이론의 영향은 미국 촘스키의 언어학과 스위스 삐아제의 발달 심리학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성서 해석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이들은 모두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지만, 모든 사건의 표면적 현상에는 동일한 원리의 심층적 구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근대철학이 이성 중심의 인간을 세계 현상의 초월적 중심에 위치시켰다면, 구조주의는 구조를 세계현상의 중심에 두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요. 그러나 구조주의는 또 다시 인간의 자유와 개성적 특성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노정되고 말았습니다. 예컨대 인간의 복잡한 심리 현상도 단순히 환경적 조건의 산물일 뿐이라는 결정론적인 환원주의적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인간의 창조성과 윤리적 책임이 외면 당하기 십상이죠. 이제 다음에서 구조주의의 영향아래 새로운 이론으로 심화 발전시킨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해 살펴보면서, 포스트모더니즘과의 관계 및 해석학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출처 : 2.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사상적 기초
글쓴이 : 이명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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